슬슬 여름이 힘겨워질때쯤 어느날 문득 가을이 와버렸다. 게다가 달력을 보니 가을의 한 중간이다. 근데 이게 왠일!? 이번 가을은 영 시덥지 않다. 마냥 청아한 푸른 하늘을 볼 기회가 좀처럼 생기지 않고 비오는 날만이 그득 아닌가. 대체 얼마나 푸른 하늘을 보여주려고 이토록 뜸을 들이시는지..
하지만 이런 계절에만 느낄수 있는 회색빛 하늘과 가끔의 쌀쌀함을 함께 하기에 좋은 음식들이 많으니 아쉬움만이 있는건 아니다. 난 쌀쌀한 비가 올땐 뜨뜻한 국물요리가 생각난다. 걸쭉하고 진한 국물이 아니라 가볍고 개운한 느낌의 국물 요리들.

많은 요리들이 있겠지만 이대앞에서 30년 넘게 그 자리를 지켜온 가미분식의 가미우동이 지금의 가을과 무척 어울릴것 같다는 생각과 이곳의 국물을 후루룩 하고 싶은 욕구가 이~따~만 하다.

이 곳을 30년 넘게 버티게 해준 메뉴이자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제격인 메뉴는 무엇인고 하니 바로 가미우동이라 불리는 멸치다시우동이다. 보통 우동이라 함은 가쓰오부시의 약간의 짬쪼름함과 더 약간의 달달한 국물맛을 떠올리는데 가미분식의 가미우동은 다시마와 멸치를 이용한 육수에 고추가루 양념 팍팍 후추가루 덜덜 뿌려 만든 개운하고 얼큰한 지극히 한국적인 맛에 가까운 국물맛이 특징이다. 이런 끌리는 국물에 다소 탄력감은 떨어지지만 후루룩 하고 목넘김이 좋은 면발과 풀어헤친 계란물 그 위의 겸손한 고명 그리구 후추약간. 보여주는 포스는 딸리지만 맛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난 칼칼한것보단 뭔가 순하면서 시원한 국물 맛이 좋겠다 싶은 분들에겐 바지락 참국수를 권한다. 절대 칼국수가 아니다. 바지락 하면 으레 바지락칼국수겠지 했는데 칼국수 면발이 왜 이러지 하고 메뉴를 다시 보니 참국수였다. 우동면발과 소면 면발 중간 굵기의 면발인데 적당한 씨즐감이 있어서 좋다. 이 메뉴 또한 국물맛이 훌륭한데 바지락 칼국수처럼 마냥 맑은 국물은 아니고 미량의 고추양념이 들어가 있는데 전혀 자극없는 칼칼함을 유도하는 정도의 양이랄까?! 그리고 이것은 가미우동보다 양이 많아 양이 큰 분들이 먹기에 적당하다. 물론 가격도 양처럼 가미우동보다 월등하다. 5천원!

가미우동을 먹을경우 적은양으로 인해 왠지 뭔가 더 먹어야 할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가미분식이 추구하는 고도의 마케팅이다.) 이럴때 추가적으로 잡사주면 좋은 메뉴는 뭐가 있을까?! 바로 치즈떡볶이와 주먹밥 정도가 되겠다. 일단 치즈떡볶이. 밀가리 떡이 아닌 쌀떡을 이용해서 쫄깃함이 좀 더 있고 모짜렐라 치즈를 듬뿍 끼얹어 좀더 먹음직 스럽게 장식했는데 글쎄 이곳의 주력 메뉴가 아니여서인지 그렇게 뛰어난 맛은 아니다. 그냥 흔히 맛볼수 있는 정도의 맛. 그리고 가미분식의 테이블 여기 저기서 쉽사리 볼 수 있는 주먹밥은 왠만한 다 큰 아가씨의 주먹만하다. ( 자기 주먹보다 작다고 투덜 대실분! 그대는 상위 3%내에 있는 왠만하지 않은 분입니다;;; ) 처음에 주먹밥을 보게 되면 어라 왜 이토록 겸손한 자태인거지! 하고 경악을 하게 될텐데 찹쌀로 빚은 주먹밥 안엔 쇠고기가 살짝 숨겨져 있는데 손으로 턱 잡고 함께 나오는 와사비 간장 소스에 살짝 살짝 찍어먹으면 나름의 쫄깃한 씨즐감에서 독특한 맛을 느낄수가 있다. 허나 주먹밥 단독보단 가미우동과 더불어 함께 하기에 적당한 사이드 메뉴인듯하다.

아무리 배불리 먹었다 하더라도 이상하게도 후식 들어갈 배는 또 추가적으로 있는 것 같다.  나가서 가미분식 근처에 있는 동병상련에서 후식을 해결해도 되겠지만 나처럼 걷기 귀찮고 퍼질러 있고 싶은 영혼들에겐 이곳에서 충분히 훌륭한 후식을 접할수 있다. 지난 여름 빙수특집에서도 한번 소개 되었던 수박빙수를 비롯한 팥빙수, 딸기빙수등이다. 날이 추워지는 이 시점에도 빙수를 내놓는지는 모르겠지만 혹 여전히 접할수 있다면 입가심용으로 한번 드셔보아요~ 수박빙수도 나름의 훌륭한 맛이지만 팥빙수 또한 통조림 팥이 아닌 직접 삶아 만든 팥을 이용해서 빙수를 만들어 흔하지 않은 맛을 볼수 있다.

몇 년전에 간판을 비롯해서 약간의 리모델링을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예전의 모습이 더 애착이 간다. 그러나 지금의 모습도 그렇게 싫지만은 않다. 2층에 오르면 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모습이지만 안쪽으로 들어가면 카페 같은 깔끔한 장소도 있다. 그 곳엔 스터디룸도 있다 하니 지극히 학교앞 분식점 모습이다.

30여년 동안 한 곳에서 그 자리를 지켜내기란 그렇게 쉽지많은 않은 일일것이다. 그만큼 한결같은 맛을 고집해온 노력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터. 이대 출신의 임산부가 이곳의 맛을 잊지 못하고 불편한 몸을 이끌고 온다는 소리를 들어본것도 같은데 그런 맛과 더불어 이곳을 아끼고 찾아주는 손님들에 대한 서비스도 한결 같아야 겠다. 1층에선 사장님이 계셔서인지 다소 친절한 느낌이지만 2층에서의 서비스는 손님의 기대를 따라가지 못하니 안타까울 지경이다. 이런 점만 해결이 되면 아주 훌륭한 맛집이 될텐데 그래도 칼칼하고 시원한 국물때문에 아직은 참아준다.  -end

2007/10/08 10:48 2007/10/08 10:48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smirea 2007/10/08 11:09 수정/삭제댓글달기
    와우! 드디어 가을이 시작된 겁니까? 올 가을은 금요일님 블로그에서 시작입니다~

    저는 저 주먹밥 맘에 쏙 드는데요? 일본 영화 카모메식당의 주메뉴인 오니기리 생각이 간절합니다요!^^
    • 금요일.이야기 주인장 2007/10/10 00:02  수정/삭제

      ㅎㅎ 가을은 이미 시작한것 같은데 지각한거죠.
      주문을 외울까요? "코피루왁!"

  2.  
  3. 효진 2007/10/08 12:04 수정/삭제댓글달기
    맛있어보인다..(+_+) 배고파효~ 점심시간 될려면 이제 15분..ㅋㅋ
    주먹밥이랑 바지락 참국수 먹으면 맛날꺼같아효~ㅎㅎ
    이대로 고고씽~
    • 금요일.이야기 주인장 2007/10/10 00:03  수정/삭제

      위험한 시간에 보았구나 ㅎㅎ 앞으론 안전한 시간대에 방문 요망

  4.  
  5. 하늘치 2007/10/09 06:11 수정/삭제댓글달기
    오옷.. 오랜만에 돌아오셨군요. 역시나 맛깔나는 글이네요. (^-^)
    오늘은 꽤 쌀쌀한 거 같아요. 건강 유의하시길~*
    • 금요일.이야기 주인장 2007/10/10 00:03  수정/삭제

      흐흐 많이 늦었죠?; 여전히 좋게 봐주시고 에이그 감사하여요 ^^
      넵 하늘치님두 환절기 조심하세욥

  6.  
  7. 잉끼유미 2007/10/09 08:44 수정/삭제댓글달기
    오호오호~어제 달려서 무지 속이 거시기한데, 얼큰한 우동과 개운한 칼국수 딱이얌 딱~
    이제 좀있음 겨울이 오려나봐요 오늘 무쟈게 춥네요~호호~~뜨근한 국물 먹고파~~
    일본서 맛본 음식도 올려주삼~거긴 언제가볼런진 몰겄지만 ㅋㅋ
    • 금요일.이야기 주인장 2007/10/11 02:26  수정/삭제

      ㅎㅎ 일본의 먹거리라.. 고민이야.. 올릴지 말지.
      근데 넌 가게 되면 꼭 남푠님이랑 가!

  8.  
  9. mihokitty 2007/10/15 16:43 수정/삭제댓글달기
    음~가미분식~~~학교다닐때 자주 먹었었는데^^ 특히 우동과 주먹밥의 조화는 환상이랍니다^^
    근데 세월은 역시 무시 못하지요....주먹밥 한개에 900원하던 시절이었는데...음....
    (그것도 비싸다고 생각했느는데 지금은 전혀 아니네요^^)
    사실 가미보다 더 맛났던 딸기골이라는 분식의 즉석김치볶음밥과 만두탕수,그리고 딸기빙수가 있었는데 그집이 없어지는 바람에 이젠 전설이 되버렸다는....ㅜ_ㅜ
    위의 세가지는 제 점심 코스였답니다^^(지금 그렇게 먹으라면 못먹어요...-_-;)
    • 금요일.이야기 주인장 2007/10/16 12:53  수정/삭제

      우동과 주먹밥의 조화는 저만 생각했던게 아니였네요 ㅎㅎ
      헉 그런데 900원;; 대체 그때의 시절이 언제인거에요?!
      혹시 제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연륜이 있으셨던가요?!ㅋ

  10.  
  11. 노틸러스 2007/10/16 08:08 수정/삭제댓글달기
    가미우동 맛나겠네요... 주먹밥 안에 들어있는.. 캬.. 침이 꼴깍.. 이른 아침시간인데..ㅠㅠ
    배고프네요...........
    • 금요일.이야기 주인장 2007/10/16 12:54  수정/삭제

      ㅎㅎㅎ 아침 안드셨나봐요?! 근데 디게 부지런하세요?!
      아니! 제가 게으른거겠죠? ㅋ 점심은 알차게 하셨나 모르겠네요~

    • 노틸러스 2007/10/16 16:07  수정/삭제

      ㅎㅎㅎ 좀 일찍 출근하는 회사라서.. 노가다..ㅡㅡ;;
      두유 1개에 야채갈아 놓은거 마시고 나왔었거든여...
      점심은 회사에서 주는 밥에 보쌈(조금^^;;)먹었답니다..

  12.  
  13. mihokitty 2007/10/16 17:54 수정/삭제댓글달기
    컥!!!아...아니에요....제 이모가 다닐때 그정도였다는...호호호호.....(얼릉 수습을^^)
    • 금요일.이야기 주인장 2007/10/17 10:22  수정/삭제

      ㅎㅎ 전 미호키티님이 제 이모뻘이 되는줄 알았어요 냐하하

  14.  
  15. 미네르바 2007/10/21 19:57 수정/삭제댓글달기
    와 학교다닐 때 생각나네요.. 다음 주말에는 가미에 가서 그 추억의 주먹밥을 꼭 먹어야겠어요.
    • 금요일.이야기 주인장 2007/10/22 12:38  수정/삭제

      ㅎㅎ 역시 학교 앞 분식점은 세월이 지날수록 생각이 나죠?!
      가을날 추억 밟기. 꽤 유쾌한 활동 같아요 ^^

  16.  
  17. 이쁜레인 2007/10/23 19:17 수정/삭제댓글달기
    나두 ~~~치즈떡볶이~~~~~냠냠냠~
    • 금요일.이야기 주인장 2007/10/23 20:17  수정/삭제

      어 너두 돈만 내면 먹을수 있어.. 힘내!

  18.  
  19. 주먹코 2007/11/24 03:39 수정/삭제댓글달기
    ^^ 내일은..오늘은.. 여기에 도전해봐야겠네요 ㅋ.
    언제나... 금욜야그는 저에게 큰 꿈(?)과 희망(?)과 좌절(!)을 주시는 군요^-^
    주먹밥... 저거 무쟈게 땡기네요.
    고고!!
    P.S : 여자친구가 ㅋㅋ 이런 맛집들은 어디서 알아내냐고 궁금해서 미칠라고 하던데..ㅋㅋ
    아직 금욜야그의 존재를 알리지 않고 있습니다. ^^
    저만의 나름..비.장.의. 카.드. 인지라 ㅋㅋㅋㅋㅋ
  20.  
  21. 주먹코 2007/11/25 00:26 수정/삭제댓글달기
    ^-^ 다녀왔습니다. 가미분식...
    우선, 위치를 찾는데 살짝쿵;;; 어려웠습니다. ( 한..2분정도?)

    가미우동은 ㅡ.ㅡ 최고에요!! 오늘 같은 추운 날씨에 정말 사랑받아 마땅할 음식이더군요.ㅋ
    얼큰함이... 가슴부터 따뜻하게 해주는 맛이었습니다.

    치즈떡볶이... ^-^ 간만에 맛있는 치즈떡볶이를 먹었습니다. 치즈와의 달콤함맛이 맛났어요.

    근데..^^ 마지막에... NG는.. 주먹밥이었다는거.;;;

    아마 찹쌀로 맹글어진것 같은데..^^;; 맛이 좀 밋밋하고..
    궁물없이 먹기에는 목을 죄여오는 그 김박감;;;
    가미우동이 없었다면 목이 맥혀 전 죽었을지도;;;;; ㅋㅋㅋ

    ^^ 개인적으로는 주먹밥을 제외하곤 정말 일품이었습니다.

    다음주에는 죽! 을 먹으러 가봐야지 ㅋ

    P.S : ㅡ.ㅡa ;; 나 ..무슨..금욜야그의 시식 체험단 같애요 ㅋㅋㅋㅋㅋ
    • 금요일.이야기 주인장 2007/11/28 01:09  수정/삭제

      아이쿠 반가운 주먹코님.. ^^
      후식 너무 맛갈지게 잘 봤어요~
      ㅎㅎ 그래도 여친님이 주먹코님의 정성에 늘 행복해 하시겠어요
      보기 무척 좋네요~

      아 글구 죽집은.. 주말엔 안할꺼에요;;;

  22.  
  23. 남경표 2008/01/11 00:56 수정/삭제댓글달기
    여기 인테리어 언제 바뀌었대?? 집앞인데도 안가본지 어언 몇년인고...
  24.  
  25. 별님이 ㅎㅎ 2008/08/30 15:48 수정/삭제댓글달기
    홍제역밑으로 해서 우진상가 맥도날드 옆에 우동 국시집도 엄청 맛있대요 ㅎㅎ 식탁이 가게 앞에 놓여져 잇는곳인데요,인자 날씨도 선선해 지고 했으니간 친구랑 가서 바람쐬시면서 드시면 더더욱 맛나실거여요~저는 두번 갓는데 못먹었답니다. ㅋㅋ 다시 한번 날잡아 가보야겠군요 ㅎ
  26.  
1 ... 19 20 21 22 23 24 25 26 27 ... 49